서삼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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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성공담이 되어버린 아쉬운 소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3
평범하지만 치열하게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6시에 회사에 도착하고 출퇴근 시엔 책을 읽는 송 과장의 일상. 퇴근 후 아들을 재운 뒤 아내와 마주앉아 하루일과를 얘기하는 게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너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뭐냐?" 정 대리의 결혼식 날이다. 권 사원이 송 과장에게 자신의 앞날에 대한 충고를 구한다. 송 과장은 잘 모르겠다며 자신이 답을 찾아왔던 과거를 회상한다. 송 과장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일 적의 이야기다. 취업은 커녕 알바로 들어간 편의점에서조차 이틀 만에 잘린다. 고등학교 담임, 동아리 선배, 편의점 사장에게서 들은 말들이 떠오른다.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 아니 쓰레기라고 생각한 송 과장은 부모님께 간단한 유서를 남기고는 차를 타고 어딘가 박아서 죽기로 ..
2024.12.12 -
또 다른 풍자로 돌아온,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
#정대리 #대기업 #외제차 #회사원스타그램 대기업에 다니는 정 대리는 프로포즈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왕 묵는 거 좋은 곳, 풀 오션뷰. 선물은 D브랜드 핸드백. 이리저리 더하니 프로포즈 비용만 800만 원이 들 것 같다. 여자친구는 사준생이란다. 사업 준비생. 이 커플이 같이 있으면 대화하는 시간보다 각자 핸드폰 보는 시간이 더 길다. 그래도 그게 편하다. 대학생부터 끌고 다닌 아반떼는 하차감이 별로다. 남들 보기 부끄럽다. 정 대리는 회사를 대표하는 욜로족이다. 여자친구도 그렇다. 결국 정 대리는 중고로 외제차를 뽑았다. 프로포즈 여행에서는 카드 한도초과가 떴지만 사진은 별개다. 수백, 수천장을 찍는다. 권 사원은 오늘도 출근 김 부장 팀의 막내 권 사원은 올해 3년차 사원이다. 취준생 시절..
2024.12.10 -
하이퍼 리얼리즘 그 자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김 부장의 평화로운 일상 김 부장은 모 대기업에 25년째 근무 중이다. 남들은 성공한 삶이라며 부러워한다. 지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왔지만, 부장이 되고서는 주변에서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 시작한다. 김 부장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더욱 더 팀원들을 압박하고 실적에 매달린다.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가짐과는 달리 조급함이 그를 꼰대로 만든다. 몽블랑 가방, 태그호이어 시계와 명품 넥타이는 김 부장의 자존심이자 나름대로의 멋이다. 대기업 직원이면 이 정도는 걸치고 다녀야 한다는 게 입사 때부터의 원칙이다. 퇴근해서 뉴스를 보니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김 부장도 본인 집 시세를 확인한다. 10년 전에 산 아파트가 두 배가 되었다. 김 부장은 스스로 본인 타이틀을 더 길게 만들었다. '부동산 투자도..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