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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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성공담이 되어버린 아쉬운 소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3
평범하지만 치열하게 4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6시에 회사에 도착하고 출퇴근 시엔 책을 읽는 송 과장의 일상. 퇴근 후 아들을 재운 뒤 아내와 마주앉아 하루일과를 얘기하는 게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너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뭐냐?" 정 대리의 결혼식 날이다. 권 사원이 송 과장에게 자신의 앞날에 대한 충고를 구한다. 송 과장은 잘 모르겠다며 자신이 답을 찾아왔던 과거를 회상한다. 송 과장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일 적의 이야기다. 취업은 커녕 알바로 들어간 편의점에서조차 이틀 만에 잘린다. 고등학교 담임, 동아리 선배, 편의점 사장에게서 들은 말들이 떠오른다.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 아니 쓰레기라고 생각한 송 과장은 부모님께 간단한 유서를 남기고는 차를 타고 어딘가 박아서 죽기로 ..
2024.12.12 -
또 다른 풍자로 돌아온,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
#정대리 #대기업 #외제차 #회사원스타그램 대기업에 다니는 정 대리는 프로포즈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왕 묵는 거 좋은 곳, 풀 오션뷰. 선물은 D브랜드 핸드백. 이리저리 더하니 프로포즈 비용만 800만 원이 들 것 같다. 여자친구는 사준생이란다. 사업 준비생. 이 커플이 같이 있으면 대화하는 시간보다 각자 핸드폰 보는 시간이 더 길다. 그래도 그게 편하다. 대학생부터 끌고 다닌 아반떼는 하차감이 별로다. 남들 보기 부끄럽다. 정 대리는 회사를 대표하는 욜로족이다. 여자친구도 그렇다. 결국 정 대리는 중고로 외제차를 뽑았다. 프로포즈 여행에서는 카드 한도초과가 떴지만 사진은 별개다. 수백, 수천장을 찍는다. 권 사원은 오늘도 출근 김 부장 팀의 막내 권 사원은 올해 3년차 사원이다. 취준생 시절..
2024.12.10 -
하이퍼 리얼리즘 그 자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김 부장의 평화로운 일상 김 부장은 모 대기업에 25년째 근무 중이다. 남들은 성공한 삶이라며 부러워한다. 지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왔지만, 부장이 되고서는 주변에서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 시작한다. 김 부장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더욱 더 팀원들을 압박하고 실적에 매달린다.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가짐과는 달리 조급함이 그를 꼰대로 만든다. 몽블랑 가방, 태그호이어 시계와 명품 넥타이는 김 부장의 자존심이자 나름대로의 멋이다. 대기업 직원이면 이 정도는 걸치고 다녀야 한다는 게 입사 때부터의 원칙이다. 퇴근해서 뉴스를 보니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김 부장도 본인 집 시세를 확인한다. 10년 전에 산 아파트가 두 배가 되었다. 김 부장은 스스로 본인 타이틀을 더 길게 만들었다. '부동산 투자도..
2024.12.03 -
진실을 밝히려는 불가피한 노력, 『작별하지 않는다』
1부 새 작가인 '나(경하)'의 시점에서 시작. 친구인 인선이 갑자기 다치게 된 계기와 인선 대신 경하가 고생을 해가며 제주의 인선집에 가게 된 경위를 보여준다. 1부는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1. 결정 '나'는 소설가다. (아마도) 광주의 이야기를 소설로 내게 되면서 어떠한 꿈을 꾸게 된다. 눈이 오는 날, 마치 사람 같이 다양한 키를 가진 검은 나무들과 무덤들이 바다에 쓸려 내려가는 꿈. 지나가는 말로 그 꿈과 과정을 영상화 해보자는 말을 친구에게 해보고는, 함께 실현하지 못하고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2. 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친구 인선이 갑자기 문자로 '나'를 부른다. 인선은 손가락 하나가 절단되어 제주의 작업실에서 급하게 서울의 봉합 전문인 병원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나'와의 ..
2024.11.11 -
숨 쉬고 싶은 우리를 살게 해주는 상처, 『아가미』
자신의 경험담 혹은 푸념을 길게 늘어놓는 어느 여성. 상황 보고서를 작성하는 구조원에게 하는 얘기. 마지막에는 목덜미에 아가미와 등에 비늘 같은 것을 가진 남성을 보았느라 말하기까지 한다. 이내호에서 자식살해 및 자살시도를 한 어느 남성의 얘기와 그의 자식을 구한 이내촌의 노인과 소년의 이야기. 아이의 목에는 아가미와 같은 이상한 상처가 있었고, 그로 인해 노인과 소년은 아이를 숨기기로 한다. 곤은 리버벨트의 민박집 겸 슈퍼마켓에서 몸을 부치고 있는 청년이다. 갑자기 민박집을 찾아온 여성, 양해류는 곤의 이름과 목의 상처와 비늘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강하를 아냐고 묻는다. 곤이 강하와 노인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 어린 시절 이야기를 그린다. 이내호의 '개발'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놀러오기..
2024.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