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1. 15:20ㆍ더욱/달콤한
1부 새
작가인 '나(경하)'의 시점에서 시작. 친구인 인선이 갑자기 다치게 된 계기와 인선 대신 경하가 고생을 해가며 제주의 인선집에 가게 된 경위를 보여준다. 1부는 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1. 결정
'나'는 소설가다. (아마도) 광주의 이야기를 소설로 내게 되면서 어떠한 꿈을 꾸게 된다. 눈이 오는 날, 마치 사람 같이 다양한 키를 가진 검은 나무들과 무덤들이 바다에 쓸려 내려가는 꿈. 지나가는 말로 그 꿈과 과정을 영상화 해보자는 말을 친구에게 해보고는, 함께 실현하지 못하고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 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친구 인선이 갑자기 문자로 '나'를 부른다. 인선은 손가락 하나가 절단되어 제주의 작업실에서 급하게 서울의 봉합 전문인 병원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나'와의 프로젝트를 하다가 다친 것이어서 죄책감을 느끼지만 인선이 경하를 부른 이유는 부탁할 게 있어서였다.
3. 폭설
'나'는 인선의 부탁으로 앵무새 아마에게 물을 주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 무리한 부탁이지만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주에 왔고, 폭설을 맞닥뜨린다. 눈을 보며 인선이 가출했을 적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모든 게 싫어서 엄마마저 싫어진 인선은 가출을 했고, 사고로 정신을 잃어 병원에 입원했었다고 한다. 인선을 찾아온 인선의 엄마는 어릴 적 겪은 일로 죽은 사람의 뺨에 내린 눈은 녹지 않는다고, 꿈에 나타난 인선의 뺨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죽은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고. 그 얘기를 듣고 난 이후 인선은 더 이상 엄마를 미워하지 않게 되었고 눈이 올 때마다 엄마가 해준 이야기가 떠오른다고 했다.
4. 새
'나'는 일주버스에서 내려 지선버스를 기다렸다. 편두통이 찾아오려 해 인선에게 포기하겠다고 전화를 걸자, 간병인이 대신 이따 전화하라며 전화를 끊는다. 버스도 운행을 멈춘 것 같아 서귀포로 가려는데, 마침 버스가 도착한다.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할머니는 먼저 내렸다. 할머니에게서 인선의 엄마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내린다고 얘기하지도 않았지만 기사는 목적지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버스를 계속 타고서 서귀포로 갈지, 인선의 집으로 갈지 고민한다.
5. 남은 빛
버스에서 내려 인선의 집으로 가던 길에 눈더미 속으로 떨어져 버렸다. 정신을 잃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정신을 차린 곳은 인선의 집 근처의 건천인 것만 같았다. 더해가는 눈보라와 추위속에 모든 걸 놔버릴 무렵, 희미한 빛이 느껴진다. 빛을 따라 덤불을 헤치며 도착한 곳은 인선의 목공방이었다.
6. 나무
인선이 작업해놓은 나무들이 눈에 보인다. 생각하던 것들보다 길이가 길다. 더 이상 늦기 전에 안채로 간다. 새장을 열자 아마는 죽어있었다. 죽은 아마를 묻어주고 인선의 집으로 돌아오자 열이 나고 단전까지 된다. 열에 들떠 수많은 악몽에 시달린다.
2부 밤
1. 작별하지 않는다
눈을 뜨자 오후 네시다. 열은 내렸다. 물을 마시러 갔다가 새장에서 새 소리를 듣는다. 죽었을 터인 아마가 보인다. 여전히 단전이었고, 공방에 난로가 있던 게 생각나 공방으로 갔다. 거기서 웅크려 있던 인선을 발견한다. 인선의 손은 멀쩡해보인다. 인선이 콩죽을 권유하며 문 밖에서 '나'를 기다린다.
작별인사만 하지 않는 거야, 정말 작별하지 않는 거야? (중략) 완성되지 않는 거야, 작별이? (중략) 미루는 거야, 작별을? 기한 없이? - p.192-193
2. 그림자들
갑자기 나타난 새 그림자를 인선이 아미라며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 인선은 아미가 가고 나면 누군가 더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발견된 뼈 사진을 본 뒤로부터 그랬다고 한다.
3. 바람
그 유골 중 십대 전후였을, 당시 인선의 엄마와 나이가 비슷했을 사람과 엄마의 그 후를 다룬 영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 계획을 실행하려는데 테스트삼아 시작한 인터뷰를 시작으로 계획과 다르게 되었다고. 건천 건너의 마을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날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게 보여줄 게 있다며 그 날에 대한 자료들을 보여준다.
젖먹이 아기도? / 절멸이 목적이었으니까. / 무엇을 절멸해? / 빨갱이들을. - p.220
나는 바닷고기를 안 먹어요. (중략) 하지만 살 만해진 다음부터는 이날까지 한 점도 안 먹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갯것들이 다 뜯어먹었을 거 아닙니까? - p.225
4. 정적
인선과 친해지게 된 계기를 떠올린다. 인선이 보여주고 싶다는 것을 본다. 인선의 엄마가 해준 얘기를 듣는다.
5. 낙하
인선의 엄마가 꾸준히 모아온 자료들을 함께 본다. 외삼촌이 사라진 후에 끈질기게 찾아낸 기록들이다.
삼십사 년. / ……군부가 물러나고 민간인이 대통령이 될 때까지. - p.281
6. 바다 아래
인선은 엄마와 아버지가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인지 얘기해준다. 살아돌아올 수 있었던 사람인 아버지를 엄마가 찾아갔다고 한다. 인선의 엄마는 활동적인 유족회 사람 중 한 명이었다.
3부 불꽃
우리 나무들을 심을 땅을 보여주겠다고 인선이 나선다. 초가 다 타기 전까지 돌아오자고 하면서. 둘은 건천 기슭까지 가서는, 눈 속에 눕는다. 인선은 치매에 걸린 엄마의 마지막을 얘기해주며 눈을 붙이고, 불이 꺼졌다. '나'는 꺼진 불을 다시 붙인다.
한강작가가 쓸 수 밖에 없어서 썼다는 책. 그렇기에 치열한 노력이 아니라 불가피한 노력이다. 분명 1인칭 시점임에도 2인칭으로 진행되었던 『 소년이 온다 』보다 사건이 멀게 느껴진다. 시대도 더 떨어져 있어서 그런걸까.
사랑을 얘기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이게? 혹시 그건 인선→인선엄마와 인선엄마 → (친정)가족인걸까. 유서가 작별인사라면 작별하지 않는다는 역시 죽은 사람을 영원히 기리겠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우듬지 (p.9): 나무의 꼭대기 줄기.
˙소슬하다 (p.28): 蕭맑은대쑥 소瑟큰 거문고 슬. 으스스하고 쓸쓸하다.
˙이태 (p.31): 두 해.
˙사위 (p.44): 四圍에워쌀 위. 사방의 둘레. / 네 사람이 껴안을 정도의 굵기.
˙격절 (p.46): 隔사이 뜰 격絕끊을 절. 서로 사이가 떨어져서 연락이 끊어짐.
˙윈드시어 (p.60): wind shea. 풍향에 대하여 수직인 면을 가로지르는 풍속의 변화.
˙홀홀 (p.73): 작은 날짐승 따위가 잇따라 날개를 치며 가볍게 나는 모양. / 가는 눈, 종이, 털 따위가 가볍게 날리는 모양. / 가볍게 날듯이 뛰거나 움직이는 모양.
˙세밑 (p.74): 歲해 세. 한 해가 끝날 무렵. 설을 앞둔 섣달그믐께를 이른다.
˙축대 (p.80): 築쌓을 축臺대 대. 높이 쌓아 올린 대나 터.
˙선득하다 (p.83): 갑자기 서늘한 느낌이 있다. / 갑자기 놀라서 마음에 서늘한 느낌이 있다.
˙무연하다 (p.98): 憮어루만질 무然불탈 연/그럴 연. 크게 낙심하여 허탈해하거나 멍하다.
˙체머리 (p.98): 머리가 저절로 계속하여 흔들리는 병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보이는 머리.
˙포말 (p.106): 泡거품 포沫물거품 말. 물이 다른 물이나 물체에 부딪쳐서 생기는 거품.
˙간명하다 (p.111): 肝간 간銘새길 명. 마음에 깊이 새겨 잊지 아니하다. 간에 새긴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단장 (p.119): 斷끊을 단腸창자 장.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함.
˙소개령 (p.127): 疏소통할 소開열 개令하여금 령. 공습이나 화재 등에 대비하기 위해,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물자, 시설물 등을 분산시키는 명령.
˙배음 (p.129): 倍곱 배音소리 음. 진동체가 내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원래 소리보다 큰 진동수를 가진 소리. 보통 원래 소리의 정수배(整數倍)가 되는 소리를 이른다.
˙혼곤하다 (p.137): 昏어두울 혼困곤할 곤. 정신이 흐릿하고 고달프다.
˙먹피 (p.143): 멍이 들거나 굳어 검게 죽은 피.
˙내처 (p.155): 어떤 일 끝에 더 나아가. / 줄곧 한결같이.
˙외틀다 (p.181): 한쪽으로 틀다.
˙영인 (p.235): 影그림자 영印도장 인. 인쇄물의 원본을 사진으로 복사하여 인쇄하는 일.
˙촌평 (p.236): 寸마디 촌評평할 평. 매우 짧게 비평함. 또는 그런 비평.
˙무람없다 (p.239): 예의를 지키지 않으며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 없다.
˙관솔불 (p.243): 관솔에 붙인 불.
→ 관솔: 송진이 많이 엉긴, 소나무의 가지나 옹이. 불이 잘 붙으므로 예전에는 여기에 불을 붙여 등불 대신 이용하였다. 유의어 송명
˙강보 (p.266): 襁포대기 강褓포대기 보. 어린아이의 작은 이불. 덮고 깔거나 어린아이를 업을 때 쓴다.
˙달포 (p.268):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더부살이 (p.269):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해 주고 삯을 받는 일. 또는 그런 사람. / 남에게 얹혀사는 일. / 나무나 풀에 기생하는 식물.
˙증조부 (p.270): 曾일찍 증祖조상 조父. 아버지의 할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
˙보도연맹 (p.272): 保지킬 보導인도할 도聯연이을 연盟맹세 맹. 1948년 12월에 국가 보안법이 시행됨에 따라, 좌익 전향자를 보호하고 지도한다는 명분으로 결성한 단체.
˙일별하다 (p.285): 一瞥깜짝할 별. 한 번 흘낏 보다.
˙격벽 (p.309): 隔사이 뜰 격壁벽 벽. 벽을 사이에 둠. / 칸을 만들기 위하여 설치한 벽.
˙조릿대 (p.315): 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 높이는 1~2미터이며, 잎은 긴 타원형의 피침 모양이다. 자주색의 작은 꽃이 복총상 화서로 피고 열매는 긴 타원형의 영과(穎果)로 가을에 익는다. 줄기는 조리를 만드는 데에 쓰고 잎은 약용하며, 열매는 식용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 복총상 화서: 複겹옷 복總합할 총狀형상 상花序차례 서. 꽃줄기가 둘 이상으로 갈라지고 마지막 가지에서 각각 총상(總狀) 화서를 이루며 피는 화서.
→ 화서: 花序차례 서. 꽃이 줄기나 가지에 붙어 있는 상태. 꽃대가 갈라진 모양에 따라 무한 화서와 유한 화서로 나뉜다.
241025~241108
한강 | 2021.09.09. 초판 | 문학동네 | P.332
ISBN 978-89-54682-15-2 | ₩16,800
문학/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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